이글루스 로그인


홍국영 및 그 일당의 죄책에 대한 고찰

[이 사건은...]  -> 배경음악: 경찰청 사람들 테마

숙위대장 겸 도승지 홍국영은 평소 자신의 야망을 가로막던 중전(효의왕후)이 자신과 대비(정순왕후)와의 관계를 폭로할까 염려하여 그녀를 독살하기로 하였다. 홍국영은 최상궁에게 중전이 기로연에서 먹을 음식에 독약을 타게 하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숙위군관에게 독살이 실패할 경우 중전을 조총으로 쏘아 죽이라고 명령하였다. 모든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무렵, 홍국영은 주상(정조)과 중전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바뀌어 최상궁과 숙위군관에게 범행을 중단하도록 지시하였다. 그런데, 막상 기로연이 열리자 중전 대신 주상이 참석하였고, 홍국영은 하마터면 전하를 시해할뻔 하였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편, 홍국영은 자신의 죄가 탄로날까 염려한 나머지 최상궁을 빠져나가게 했고, 조총시해명령을 받았던 그 숙위군관으로 하여금 최상궁의 탈출을 돕도록 지시하였다. 그러나 숙위군관은 박대수와 맞딱뜨렸고,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칼을 휘둘렀으나 무예 실력의 차이로 인해 실패하고 말았다.



[홍국영 일당의 죄책]

1. 최상궁의 죄책













1) 독약을 타려다 중단한 행위에 대한 평가:  아직 살인죄의 실행의 착수(독약 타기)에 이르지 않았으므로 살인미수죄는 될 수 없음. 예비의 중지미수(자기 스스로 범죄를 그만두는 행위)가 문제되나,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미수"란 실행착수 이후의 문제이므로 예비의 중지미수는 인정하지 않는데다가 설혹 인정한다 하더라도 홍국영의 지시에 의해 범행을 중단하였으므로 중지미수가 될 수 없음. 따라서 살인예비죄 성립.

2) 중전 대신 주상이 기로연에 참석한 상황에 대한 평가: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에 따져볼 실익은 없지만, 만약 범행을 중단하지 않고 끝까지 갔다고 가정할 경우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그냥 살인죄가 성립. 그러나 유력한 학설에 따르면 원래 죽일려는 사람은 멀쩡히 살아 있고 엉뚱한 사람을 실수로 죽인 셈이 되므로 살인미수죄와 과실치사죄의 상상적 경합(하나의 행위로 둘 이상 범죄를 저지른 경우 가장 센 죄로 처벌하는 것)이 된다고 함.


2. 숙위군관의 죄책













1) 언덕에서 총을 겨누고 있다가 중단한 행위에 대한 평가:  아직 살인죄의 실행의 착수(중전을 발견하고 방아쇠를 당기는 행위)에 이르지 않았으므로 살인미수죄가 될 수 없음. 최상궁의 경우와 같은 논리로 살인예비죄 성립.

2) 최상궁의 도피를 도운 행위에 대한 평가:  숙위군관과 최상궁 사이에는 살인죄의 공모가 없었으므로(숙위군관은 최상궁의 독살음모를 알고 있었지만 최상궁은 숙위군관의 조총살인음모를 몰랐음)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없고, 범인도피죄의 주체는 정범을 제외한 모든 자이므로 범인도피죄 성립. (홍국영의 범죄를 입증할 증거에 대한) 증거인멸죄도 문제될 수 있으나, 홍국영과 최상궁은 공범관계이고 공범인 공동피고인은 증인이 될 수 없으므로 증거인멸죄는 성립하지 않음.

3) 박대수에게 칼을 휘두른 행위에 대한 평가:  범죄를 저지르고 잡히지 않기 위해 공격하는 행위는 정당방위나 긴급피난에 해당하지 않음. 칼에 맞으면 죽는 것이 확실하므로 살인죄의 고의가 인정되어 살인미수죄 성립. 박대수의 적법한 공무집행에 대해 흉기를 휘두르며 방해했으므로 특수공무집행방해죄 성립. 따라서 살인미수죄와 특수공무집행방해죄의 상상적 경합.


3. 홍국영의 죄책













1) 최상궁과 숙위군관에게 중전시해를 지시한 행위에 대한 평가:  살인을 교사하였으나 실행착수 전에 이를 중단하였으므로 살인예비죄의 교사범 성립. 범행에 아무런 장애가 없는데도 후회때문에 범행을 중단하였으므로, 예비의 중지미수를 인정하는 견해에 따른다면 살인예비죄의 교사범의 중지미수가 될 수 있음. 엄격한 상명하복관계에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지시한 경우 교사범이 아니라 간접정범(정신병자나 어린이와 같이 배후조종하기 쉬운 사람에게 범행을 지시하는 것)이라고 보는 괴설(怪說)도 있음.

2) 숙위군관에게 최상궁의 도피를 돕게 한 행위에 대한 평가:  숙위군관에게 범인도피죄를 저지르도록 교사한 것이므로 범인도피죄의 교사범 성립.

3) 숙위군관이 박대수에게 칼을 휘두른 행위에 대한 평가:  숙위군관이 홍국영의 지시를 (질적으로) 초과하여 실행한 것이므로 이에 대해 교사의 책임을 지지 않음. 다만, 중간에 발각될 경우 칼을 휘둘러도 좋다는 묵시적인 지시를 했다고 보아 살인미수죄와 특수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한 교사범을 인정할 여지는 있음.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이카리신지 | 2008/05/07 08:30 | [잡 상] | 트랙백 | 덧글(8)

트랙백 주소 : http://byzantine.egloos.com/tb/167974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Mizar at 2008/05/07 09:18
현대 한국법으로 심판받는 홍국영도당이군요;;
Commented by 이카리신지 at 2008/05/07 11:26
미자르님 / ㅋㅋ그러니깐 뻘글이죠;;;
Commented by Mizar at 2008/05/07 15:26
뻘글이라고 하시지만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런글도 시간되시면 좀 자주 올려주시죠..^^
Commented by 호이짜 at 2008/05/07 16:15
숙위군관이 제일 안습ㅡㅜ
Commented by 이카리신지 at 2008/05/07 18:39
미자르님 / 재미있었다니 다행입니다^^ 시간되면 종종 올려볼께요~

호이짜님 / 막상 검토해보니 숙위군관이 제일 불쌍한 것 같군요ㅋ
Commented by 가브리엘 at 2008/05/10 04:37
이게 가벼운 얘기군요.; 전 ㄷㄷ 입니다 ㅋ
Commented by felias at 2008/05/10 13:17
이거 재미있네요~_~ 그런데 살인예비죄나 살인예비죄의 교사는 어떻게 입증하나요? 증인이나, 글필로 기록한 자료 같은 것으로 추정하나요? 직접 "나는 모월모일모시 아무개를 죽일것이다"하고 직접적으로 기록하지 않는 이상 부분적인 자료만을 가지고 살인예비죄를 추정하기는 좀 곤란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물론 이경우에는 "TV녹화 테이프" 되겠습니다만.. (푸하하)
Commented by 이카리신지 at 2008/05/10 17:17
가브리엘님 / ㅋㅋ카테고리가 "진지한 이야기"와 "가벼운 이야기"밖에 없는지라 'ㅅ'

felias님 / 시험에서 형법 문제를 풀거나 소설, 방송 등에서 나온 범죄를 해설할때는 "위 서술(장면)이 모두 입증된다면"이라는 전제를 깔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지요.. 실제 사건에서 수사를 할때는 증인이나 자백, 감청테이프 등 증거를 찾아야 하겠지만^^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